전지희 국내 톱 위상, 유한나 김나영 ‘새내기’ 가능성 확인, 망 외 소득도 풍성
결국 포스코에너지가 전 종목을 석권했다. 포스코에너지는 대회 마지막 날인 11일 오후 여자부 마지막 경기로 열린 기업부 단체전에서 대한항공을 3대 1로 꺾었다.
▲ 신유빈과의 리턴매치를 이기며 주도권을 잡은 전지희.
큰 관심을 모았던 전지희와 신유빈의 리턴매치가 첫 단식에서 성사됐고, 결국은 이 경기가 전체 승부의 흐름을 갈랐다. 먼저 치러진 단식 결승에서 대한항공의 김하영을 꺾고 우승한 전지희는 그대로 기세를 이어가며 신유빈을 압박했다. 신유빈 역시 단식 8강전 때보다 훨씬 안정된 모습으로 범실을 줄이며 역공으로 맞받아쳤으나 게임마다 한두 포인트가 모자랐다. 첫 게임을 내준 이후 두 번째 게임을 가져와 균형을 이뤘지만, 더 이상의 승점은 없었다. 두 게임을 내리 내주고 끝내 패했다. 전지희는 파워있는 임팩트를 살리면서도 노련하게 코스를 가르면서 끝까지 리드를 뺏기지 않았다.
▲ 아~ 안 풀리네! 신유빈도 잘 싸웠으나 전지희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신유빈과 전지희는 세 번째 매치에서도 다시 맞섰다. 각각 이은혜와 양하은을 파트너로 복식 대결을 벌였다. 2번 단식에서 이은혜가 상대 김나영을 잡아 매치스코어를 동점으로 만든 대한항공은 복식 승부처를 이기면 승산이 있었다. 하지만 상대는 숱한 경험으로 무장한 세계적인 복식조. 초반 두 게임을 전지희-양하은 조가 빠르게 가져갔다. 신유빈-이은혜 조도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이은혜의 까다로운 서브와 신유빈의 결정력이 조화를 이루며 듀스 끝에 세 번째 게임을 따냈고, 다시 한 게임을 더해 원점에서 마지막 게임으로 승부를 가렸다.
▲ 전지희-양하은 조가 복식에서도 위기를 극복하고 결국 승리했다.
최종 게임에서는 다시 전지희와 양하은의 노련미가 돋보였다. 투지까지 더해졌다. 양하은이 안정적으로 뒤를 받쳤고 전지희가 날카롭게 해결했다. 사각으로 떨어지는 공을 미끄러져 가며 받아쳤다. 전체 승부가 끝났을 때 승리의 스코어는 또 포스코에너지를 향해 있었다. 결국 이번 대회 최고 관심사였던 여자탁구 신구에이스의 맞대결은 그렇게 모두 전지희의 승리로 끝났다. 개인단식과 단체전 단식 매치, 그리고 단체전 승부처였던 복식까지 신유빈은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다. 목표가 생각보다 강해졌다면 좀 더 강해질 필요가 있을 것이다.
▲ 마침표는 새내기 유한나가 찍었다. 이유 있는 자신감이었다.
마침표는 4번 매치에서 포스코에너지의 새내기 유한나가 찍었다. 상대는 이번 대회 개인단식 준우승자 김하영. 그런데 유한나는 지난 7월 전국종별선수권대회 단체 결승에서 이미 김하영에게 3대 0의 완승을 거둔 바 있었다. 당시 대회에서 팀은 역전패해 준우승했지만, 승리의 경험을 쌓은 유한나는 강한 상대에게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 유한나의 상대성을 활용한 포스코에너지 벤치의 지략도 돋보였다.
▲ 승리를 확정한 순간 유한나는 동료들을 향해 달렸다.
그리고 실전에서 유한나의 이유 있는 자신감이 위력을 발휘했다. 까다로운 서브에 이은 3구 공격이 여전한 힘을 폭발했다. 상대의 힘을 알고 있는 김하영도 전처럼 맥없이 당하지 않고 두 게임을 따내며 맞섰지만, 유한나의 결정력이 마지막 순간에는 더 강했다. 게임스코어 2대 2에 7-10, 매치포인트를 3점이나 내주고도 포기하지 않은 승부욕도 돋보였다. 11-11까지 듀스가 이어진 상황에서 김하영의 뼈아픈 서브미스. 이어진 랠리에서 김하영의 공격이 다시 코트를 벗어났다. 그것으로 경기는 끝났다. 올해 입단한 새내기 유한나는 펜스를 뛰어넘어 동료들을 향해 달렸다.
▲ 유한나는 김나영과 함께 이번 대회 복식도 우승했다.
경기 후 김형석 감독은 “사실상 첫 경기가 전체 승부를 좌우했다. 첫 경기를 잡으면 복식부터는 유리하다고 봤다. 전지희가 투혼을 발휘해 승리해주면서 분위기가 우리에게 넘어왔다. 복식도 생각보다 어렵게 경기를 치렀지만 결국 잡아냈고, 유한나도 기대 이상으로 선전해주면서 결국 승리할 수 있었다”고 승인을 분석했다. 김 감독은 우승의 또 다른 요인으로 팀-워크를 꼽았다. “올해 입단한 유한나와 김나영에게 자주 기회를 주는 것에 대해 김별님이나 이다솜, 김예린이나 유시우 같은 중진 선수들이 불만을 가질 법한 데도 오히려 솔선수범으로 훈련을 도왔다. 어린 선수들에게 경험이 필요하다는 걸 선배들이 이해해줬다. 한 팀이란 게 이런 거 아니겠나. 앞으로도 모두와 함께 한 팀으로 뛸 것”이라고 말했다.
▲ 전지희는 이번 대회 단식도 우승했다. 결국 포스코에너지가 전 종목을 석권했다.
이로써 지난 6일부터 강원도 인제 다목적경기장에서 열린 2021 춘계 회장기 실업탁구대회 여자부 경기는 모든 막을 내렸다. 기업부 단체전과 개인단식 복식을 모두 포스코에너지가 우승했다. 단식 우승자 전지희와 복식 우승자 유한나-김나영 조는 각각 2관왕이다. 특히 포스코에너지에게는 국내 톱-랭커 전지희가 최강자의 위상을 지켜냈고, 올 시즌 팀에 입단한 새내기들 유한나와 김나영이 복식 우승과 더불어 단체전에서도 소중한 경험을 쌓으면서 더할 나위 없는 수확을 한 대회가 됐다. 다음은 여자 기업부 단체 결승전 경기결과.
▲ 대한항공은 아쉽게 단체전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감했다.